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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90 20100705
ISSUE 01

SHS, 두번째 작품집 출간

이로재의 20주년을 기념하고, 그간의 작품을 정리하는 의미로 9년 만에 C3를 통하여 SHS의 작품집이 출간되었습니다. Richard Ingersoll의 여는 글과 Francisco Sanin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총 17개의 작품이 게재되었습니다. 특히 2001년에 출간된 작품집에서 기본계획 도면과 모형으로만 실렸던 '장성 주거단지 클럽하우스'와 '대전대학교 혜화문화관'이, 완공 후의 풍경을 감상 할 수 있도록 되었습니다. 플로렌스 시라큐스 대학의 Richard Ingersoll은 역 오리엔탈리즘 (Reverse Orientalism)이란 제목으로 서양문화에 대한 비판적 담론에서 시작하는 SHS의 건축 작품세계를 풀어나갔고, 콜롬비아 건축가 Francisco Sanin과는 타성에 젖지 않으려 치열하게 걸어온 SHS의 건축사상과 여정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번 SHS 작품집은 2000년 이후에 설계한 17작품을 선정, 대전대학교 혜화문화관(대전 2000), 북경 장성호텔 클럽하우스(북경 2001), 보아오 캐널빌리지(중국 하이난 2001), 휴맥스 빌리지(분당 2002), 닥터 박 갤러리(양평 2002), 수눌당(아산 2002), 쇳대 박물관(서울 2002), 노헌(양평 2002), 챠오웨이 소호(북경 2004), 파주 교보문고 센터(파주 2005),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대전 2005), 북경 장성호텔 2단계(북경 2005), 대장골주거단지계획(성남 2006), 조계종 불교전통문화센터(공주 2006), 구덕교회(부산 2006), 북경전문대가 보존재개발계획(북경 2007), 그리고 올해 9월에 착공계획인 대전대학교 30주년 기념관의 건축개념과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 외, 1989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SHS가 이로재와 함께 걸어온 20년의 여정을 대변하는 수많은 프로젝트를 통해 SHS의 정제된 건축언어를 느낄 수 있습니다. 20년간 끊임없는 자기 객관화를 통해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정진해 가는 SHS와 이로재의 다음 행보가 기대됩니다.

ISSUE 02

화윤호텔 국제설계경기

베이징에 있는 화윤호텔 사이트는 천안문에서 동쪽으로 13km 떨어진 도심과 외곽지역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대지면적은 약 18,000㎡정도이며 남쪽으로는 경통고속도로가 지나가며 북쪽으로는 아파트 단지가 있습니다. 1992년도부터 2008년까지 17년동안 호텔로서의 기능을 한곳으로 현재는 영업이 중지된 상태입니다. 이번 과제는 크게 2가지로 나뉘어지는데 현재 있는 호텔을 노인 요양시설로 리모델링 하는 것과 남은 대지에 호텔식 노인아파트와 클리닉, 상업 및 기타 지원시설을 신축하는 것입니다. 활동범위가 넓지 않은 노인들은 대부분의 생활을 단지 내에서 하기 때문에 이곳을 도시 속에 또 다른 도시로 만들어야겠다는 것이 기본 방향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노인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단지 내 많은 녹지를 계획하였습니다. 또한 외부녹지공간마다 event plaza, flower field, pergola garden, play yard, exhibition garden, terrace garden 등과 같이 다양한 성격을 부여하여 도시 속의 다양한 공간을 연출하였습니다. 기존 건물의 저층부 포디움에는 극장, 다목적홀 등의 문화시설을 배치하고 호텔 객실이 있는 5-20층은 노인요양시설로 리모델링 하였습니다 또한 신축되는 건물에는 유치원, 클리닉, 소호, 상업 등을 계획하여 한 대지에서 모든 세대들을 어울려 또 다른 도시를 만들도록 하였습니다. 건축주에 대한 수차례의 설명이 끝난 후, 이로재의 안으로 결정하고 필요한 행정수속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ISSUE 03

제 21회 김수근 문화상 시상식

지난 6월 14일에는 故 김수근 선생님의 기일에 맞추어 제 21회 김수근문화상 시상식이 공간사옥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해 수상자는 하나의 건축세계를 일관되게 탐구하면서 깊이를 더해가며 의미 있는 작업들을 선보여왔던 조병수 건축연구소의 조병수 소장으로 윤동주를 기리며 만든 집인 경기도 양평의 '땅'집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시상에 이어 전년도 수상자인 경영위치에 김승회, 강원필 소장의 전시회 오프닝 행사와 리셉션이 진행되며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ISSUE 04

한국 미술관협회 인터넷 매거진 '아트뮤지엄' SHS 인터뷰

4회째를 맞이하는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 전시감독을 맡은 SHS와 한국미술관협회지 '아트뮤지엄'과의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지난 세 번 모두 설치 또는 시각디자이너가 전시감독을 맡았던 광주비엔날레에, 건축가로서 처음으로 전시감독으로 선정된 SHS는 지난 세 번의 비엔날레는 각각의 개별적인 카테고리의 디자인을 보여준 것 같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개별적 디자인을 '통섭'하는 방향으로의 밑그림에 대하여 설명하셨습니다. 요즘의 화두인 '디자인'에 대해서도, SHS는 그 본래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과, 비움-공간에 대한 건축철학을 중심으로 새로운 비엔날레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히셨습니다. 더불어 인간의 삶과 그 땅의 자연과 역사성을 배재한 근래의 서울시 디자인에 대한 비판과, 예술이기 이전에 인간의 삶에 더 그 본질을 두고 있는 건축과, SHS의 건축철학, 나아가 건축에 대한 포부에 대해서도 함께 다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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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05

'행복이 가득한 집' 6월호 SHS 인터뷰

행복이 가득한 집 6월호에 '제주찬가'라는 타이틀아래 제주 지역 예찬가 12인의 이야기 중 SHS의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제주도는 이국적 풍광과 다양한 자연이 주는 특별한 위치 이외에도, 여러 역사적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땅이라 말씀하시며, 이에 그 척박하고도 유서깊은 곳에 SHS와 제주경관관리위원회가 조성중인제주도 대정 지역의 세계평화공원의 계획과 의미 등을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유배지로서 오랜세월 사용되었던 그 상처를 추사의 정신처럼 간결한 '추사관'의 구조로 보다듬고 있는 한편, 일제시대 일본의 비행장이었던 '알뜨르비행장'의 격납고 등의 구조물들을 그대로 복원한 채 다양한 용도의 구조물들을 그 곳에 위치시켜 선조들의 아픔들을 되새기는 작업을 통하여 제주의 슬픈열대를 추억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본래의 '땅'과 그 위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발자취, 그리고 그렇게 엮여져 겹겹히 쌓여진 역사의 흔적들이 시간이 지난 후 역사의 영광과 오욕을 어떻게 연장하고, 어떻게 재해석하고, 어떻게 자리매김해야하는 것인가에 관한 SHS의 철학과 연구가 그대로 평화공원에 구현되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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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

대전대학교 30주년 기념관

30주년 기념관의 외부공간은 공학관에서 도서관까지 형성되어 있는 공간의 연장으로 바닥패턴, 재료, 식재 등을 맞추어 외부 포장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혜화문화관으로 연결되는 브릿지 설치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내부공간으로는 자작합판 작업과 천정 조명박스 작업, 엘리베이터 설치작업 등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장마철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고 공기 내 공사를 완료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WORKS

롯데제주리조트 콘도미니엄

5월말에 건축 및 구조의 1차 검수도서를 제출한데 이어 6월중순에 인테리어 검수도서를 제출하였고 검수내용 등을 반영하여 건축도면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발주처에서 콘도분양을 위한 홍보관 및 브로슈어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장에서는 도로공사 및 터파기 등 토목공사가 먼저 착수되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6월말에 2차 검수도면을 제출할 예정이며, 검수내용 보완 등의 과정을 거쳐 실시설계가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WORKS

제주 살아있는 미술관

도시계획 사업승인을 위한 주민공람 및 사전환경성 검토 등의 허가관련 업무와 실시설계가 진행중입니다. 전시공간별 동선을 고려한 평면계획 및 외장재를 반영한 입면를 계획중에 있으며, 구조 시스템과 기계, 전기 등 설비 시스템을 결정하기 위한 건축주와의 협의도 진행중입니다. 8월중반까지 실시설계를 마치고 연이어 건축허가를 받아야 하는 일정으로서 바쁘게 작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WORKS

KIST L-4 연구동

지난 2009년 5월 초 공모전을 통해 시작된 KIST 프로젝트는 이제 보름 정도만의 일정을 남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건축허가와 실시계획인가라는 행정 처리업무가 남아 있는 만큼 하루하루 빠듯한 일정으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도면 작업에 있어서도 발주처와 CM단의 검토의견과 피드백을 통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L4연구동, 중형가속기연구동과 가스저장고 뿐만 아니라 마스터플랜이 같이 진행되고 있는데 마무리 되는 시점까지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WORKS

서교 철록헌 증축

서교동 철록헌은 착공이후 토목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CIP작업 및 굴토 작업이 마무리 시점에 왔으며, 이어서 기초 공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존 건물의 CIP부분이 도면과 상이하여 CIP구조체가 일부 탈거현상이 발생하였으나 감리자 및 토목설계자가 현장과의 긴밀한 대응으로 조치 하였기에 큰 문제없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름철 장마에 대비하여 기존 CIP부분을 포함한 취약부분에 주의와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WORKS

한솔병원 별관신축공사

병원의 프로그램을 반영하여 진행하는 평면과 건물외관이 정리되면서 최종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건물외관에 대하여는 인접하고 있는 기존 병원의 외관도 동시에 진행되어 같은 개념의 형태로 계획 중이며 향후 한솔병원타운으로 형성 주변 도시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의 일정은 7월부터 3개월 정도 실시설계를 진행 할 예정입니다. 현재 지질조사를 실시하였으며 땅의 상태에 적합한 흙막이 공법을 검토 중입니다. 기타 건물의 구조방식과 전기 및 설비 시스템에 대하여도 계속 검토 중입니다. 특히 최근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친환경 및 에너지절약 시스템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WORKS

CHA의과학대학 약학대학 증축공사

CHA의과학대학 약학대학은 건축허가를 위한 협의과정에 있으며, 동시에 도시관리계획 변경에 대한 인가 접수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토지 이용계획에 대한 인허가와 건축허가가 완료 된 후 토목공사를 위해 선정된 시공사가 바로 공사를 착수 할 예정 입니다.

WORKS

지산 발트하우스

지산 발트하우스 신축공사는 그 동안 여러 가지 사정으로 원할한 공사 진행을 보이지 않았으나 최근 우리 사무실에서 설계를 담당한 #27 동을 Sample House 로 정하여 활발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종 실내 마감재료 결정과 전기설비와 기계설비 관련 기구및 부착물에 대한 검토와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으며 세부 마감 상세도 시공사와 긴밀히 협의하여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외벽 상부면에 시공되는 치장벽돌 하부면을 당초 설계도면의 알미늄 복합판넬에서 내후성강판으로 변경하여 건물외벽의 안정감을 높이게 되어 완성 후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아울러 철근콘크리트 공사가 진행 중인 다른 건물들도 Sample House의 완료와 함께 공정진행이 재빠르게 이루어 질것으로 기대됩니다.

WORKS

Tea House

현재 마감공사 진행 중인 대구 티하우스는 지하층 기계실 및 지상층 위생, 난방배관 작업이 진행되었으며, 전기입선 작업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지상층 외벽 내후성강판 하지작업을 마무리하고 강판 붙이기 작업을 하였으며, 지붕층 티타늄징크 덮기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또한 내부벽체 미장 및 도장작업, 스틸 커튼월 복층유리 설치 및 실리콘 마무리 작업, 상하부 몰딩 도장작업을 완료하였으며, 금주부터는 한지창호 설치 및 천장마감 작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WORKS

퇴촌주택

퇴촌주택은 벽체 조적공사와 철근배근작업공사 진행 중입니다. 각 방이 별채의 개념으로 디자인된 퇴촌주택의 각 지붕의 높이와 경사가 중요하기에 배근 및 거푸집 작업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건축주와 현장회의를 통해 창호시스템변경이 결정되어 창호회사와의 협의 후 시스템 변경에 따른 디테일 작업 예정입니다. 7월중순 콘크리트 양생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창호변경사항이 정리 될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입니다.

EVENTS

작은 비석 묘역 답사

6월 5일,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에 맞춰 준공한 국가 보존묘역 1호에 해당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둘러보았습니다. 급하게 진행하는 업무와 개인 사정 때문에 참가하지 못한 직원 몇 명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일행 15명은 서울역에 모여 KTX 에 몸을 싣고 밀양역에서 무궁화호로 환승하여 봉하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진영역에 도착하였습니다. 먼저 묘역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얼마 전 정비된 ‘대통령의 길’을 다 함께 걸어 볼 계획이었으나 우리 일행이 봉하마을에 도착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봉하재단의 이성호 전 비서관이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 생태농업에 관한 현황과 전망 그리고 농촌 살리기에 대하여 설명을 하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평소 잘 들리셨다는 마을 테마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시간이 부족하여 ‘대통령의 길’ 걷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사자바위에 올라 묘역 조망을 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 방문과 최근 문을 연 전시관을 둘러보았습니다. 예정에 없던 사저에 계시는 권양숙 여사께서 이로재 식구들을 만나고 싶다는 메세지를 전해받고 우리들은 가벼운 옷차림이 실례가 될 듯 하여 약간 망설였으나, 현관까지 나오셔서 반갑게 맞아 주셔서 접견실에서 시원한 음료를 대접받으며 사저 구경도 하는 등 유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국내는 물론 세계 어느 나라의 묘역과 비교할 수 없는 독창적인 형식과 개념의 묘역 설계로 묘역의 기존 상식을 뛰어 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앞으로 잘 관리 보존되고 묘역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고 비극적인 죽음으로 삶을 마감한 노 전 대통령이 저승에서 편안한 안식을 누리기를 빕니다.

EVENTS

생일파티

6월 생일을 맞아 김대호 본부장님의 단독 생일파티가 있었습니다. 손주가 있다는게 믿기지 않을정도로 늘 힘과 에너지가 넘치시는 본부장님의 생신을 축하드리며, 늘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또한 함께 하지못한 김예원씨의 생일도 축하하며 늘 밝고 귀여운 모습 간직하길 바라겠습니다. 두 분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VENTS

Design Pool

6월 4일에는 '작은 비석' Project 에 관한 설계개념과 현장작업진행 과정을 한정한 대리와 김동욱 단장이 설명하였습니다. 6월 11일에는 '제주 살아 있는 박물관' Project의 평면, 입면, 단면에 대한 설계개념을 윤광재 사원이 발표하였으며 이동수 소장님께서 Project에 관련한 법규검토와 제반 사항을 정리하여 설명하였습니다. 6월 18일에는 KCC 유현종 과장을 초빙하여 '건축용 유리의 종류와 적용' 이란 주제로 건축용 유리의 제조과정, 종류, 적용 방법, 유리의 열 손실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하여 설명과 질문을 하며 Project의 이해도를 높이고 재료에 대하여 심도있게 연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ARTICLE

가회동 33번지 8칸 한옥에서 살고 있다. 삼각형 땅 위에 'ㄱ'자 집이 놓여져 가장 긴 변이 남산을 바라보는 삼각형 마당을 가진 집이다. 마당을 따라 140센티의 낮은 담 너머로 앞집들의 기와지붕이 척척척 겹쳐 보이고, 그 위로 고양이가 살랑살랑 돌아다닌다. 한옥지붕이 다 이어져있기 때문인지 고양이는 지붕으로만 다닌다. 손바닥만한 마당에 고추,깻잎,토마토,가지 등을 심어놓았는데 요즘 같이 햇볕 좋은 때는 아침저녁이 다르게 자라있다. 처음 열리는 고추열매는 따주어야 한다는 것이나 박꽃은 밤에만 핀다는 것을 저절로 알게된다. 검색창에 '조롱박 도움끈 만들기'를 쳐보고 동네문방구로 뛰어간다. 제비가 처마 밑에 집을 지으려고 지붕 위를 빙빙 돌아서 내심 반가워했는데 동거인들이 새는 절대 싫다고 해서 처마에 발을 달아놓았다. 'ㄴ'자 안쪽을 따라 돌아가는 툇마루에 앉아서 참외를 깎아먹고 껍질은 열매맺기가 한창인 고추 오남매에게 똑같이 나누어준다. 이사오던 날, 바닥장판을 걷어내고 에폭시를 여러 번 덧발랐고 거실과 부엌은 천장이 없어 서까래가 그대로 보인다. 전면지붕은 오량이고 후면지붕은 삼량으로 되어 있다. 한옥은 안과 밖 구분이 흐릿해서 문을 다 열어놓으면 마당에 있는 귀뚜라미 등등이 방에서 뛰고 난리가 난다. 생전 처음 철물점에서 끊어 파는 방충망을 사서 달았다. 한옥은 실상 굉장히 복잡한 구조이지만 단 몇 가지 재료로 담백한 공간을 만든다. 내 방에 누워 거실 서까래와 친구 방의 창문너머 마당에 고추와 하늘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지문은 손 두 개와 발 하나를 써도 수월히 여닫기 힘이 들지만 그 열린 정도가 우연에 기대어 매일 다른 풍경을 만든다. 고작 8칸 집에 미닫이 여닫이 포함해서 한지문이 32짝이나 있어서 문살에 앉은 먼지만 닦아도 반나절이 가고 반나절이 지나면 다시 먼지가 앉는다. 한옥은 불편해서 항상 사람을 움직이게 만들고, 기꺼이 그 불편함 때문에 주말엔 일찍 눈이 떠져 문지방을 수도 없이 넘어다니면서 내 집을 재발견한다. 두 길 사이에 낀 필지라서 열고 닫을 때 꾸에엑 소리가 나는 큰 대문과 뒷동네 산책을 갈 때 이용하는 150센티 높이의 뒷문이 있다. 한 친구는 남향인 방을 쓰고 한 친구는 행랑채를 쓰고 나는 'ㄴ'자 집에서 꼭지점에 있는 방을 쓴다. 각자 방이 두 칸이고 그 사이에 한 칸짜리 거실이 있다. 이 한 칸이 있어서 친구와 나는 전혀 동선이 겹치지 않을 수 있고 동시에 언제든 만날 수 있다. 한지문은 전혀 방음이 되지 않아서 친구와 나는 각자 방에서 다른 일을 하면서 같은 얘기를 한다. 원룸에서 살던 예전엔 버스에서 내려서 집까지 걸어가는 길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지금은 혜화동에서 109번 버스를 타고 안국역에 내리는 순간부터가 집이다. 글/ 이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