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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78 20171215
ISSUE 01

성뒤마을 복합개발 마스터플랜 국제설계공모

Design Competition for Seongdwi-Maeul Complex Development Masterplan, Seoul

성뒤마을 복합개발 마스터플랜 국제설계공모의 최종 당선작으로 이로재의 계획안이 선정되었습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주최로 지난 7월부터 1, 2단계에 걸쳐 진행된 공모에, 이로재는 기오헌, 협동원과 함께 공동 응모하여 당선되었습니다. 성뒤 마을은 사당역에서 예술의 전당에 이르는 우면산 자락 북사면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우수한 자연환경과 편리한 교통, 문화예술 인프라로의 접근성을 갖췄으나 현재는 무허가 주택 등의 난립으로 환경이 좋지 못한 상황입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약 13만 제곱미터 부지에 문화와 예술, 교육과 교류, 공유 정주공간이 어우러진 새로운 개념의 공유마을을 만들고자 본 공모를 주최하였습니다. 공모범위는 업무, 공공, 주거, 녹지로 구성된 전체 마스터플랜과 공공임대주택 및 민간분양주택 각 600세대의 계획을 포함합니다. ‘예술·문화와 더불어 배우고 즐기는 공유마을’ 성뒤마을의 거주자는 전통적 의미의 정착민인 ‘주민’ 뿐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자발적 유목민들의 개인 또는 공동체들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성뒤마을의 생활의 프로그램을 담는 공간과 장소는 미래를 위한 미규정적 공간들로 조직되며, 주변 환경의 특별한 조건으로부터 공간과 형상의 정체성이 주어지게 됩니다. 마을 내 기존 물길은 우면산 북사면의 넓은 유역면적을 가지며 풍부한 수량을 자랑합니다. 현재의 물길의 흐름을 조정하여 마을 전체를 길게 관통하는 새로운 물길을 조성하고 보행자로, 생활 및 활동시설을 연접시켜 곧 성뒤마을의 거실이 되도록 합니다. 대지 남쪽 단부에 배치한 공원녹지는 함양지로, 마을 전체의 수량을 조절해주는 자연적 댐 역할을 하게 됩니다. 공동주택의 입주민 대부분은 주거불안을 해소해야하는 사람들입니다. 모든 세대는 정남향으로 일조, 통풍, 에너지, 프라이버시, 주차 등의 기본적 거주환경을 충족하며 동서 단부의 자연녹지 풍경을 공유합니다. 모든 동은 필로티 구조로, 접지층의 바닥은 어린이집, 경로당, 경작지 등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동과 동 사이에 형성된 띠 형상의 마당은 필로티를 통하여 시각적/공간적으로 연결되며 특별한 경험을 향유하게 합니다. 노인세대가 있는 각동의 1층 복도는 남향으로 두고 3m 길을 만들어 노인들이 햇볕 쬐는 길로 조성합니다. 이는 마당을 공유하며 오가는 이웃들이 노인을 보살피는 이웃관계를 가능케 합니다. 각동의 5층에는 ‘테라스를 가지는 공유의 방’이 있으며, 이들은 오버브릿지로 서로 연결됩니다. 각 단위세대는 설비가 지원되는 모듈화 공간(화장실/욕실/주방)와 나머지 미규정적 공간으로 구성되어 다양한 변형과 조합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당선안을 바탕으로 내년 초부터 약 3년간 마스터플랜 및 공공임대주택 실시설계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계획안에 담아낸 공유와 거주에 대한 새로운 생각들이 실현되고, 더 나아가 성뒤마을이 서울을 대표하는 공유마을, 공유도시의 좋은 사례로 만들어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ISSUE 02

SHS 중앙시평

지난 11월 25일 '투시도와 책거리'라는 제목으로 SHS의 시평이 실렸습니다. '올해 초 90세로 별세한 작가이자 비평가인 존 버거는 1972년에 펴낸 『보는 방법(Ways of Seeing)』이라는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인습적 태도를 적시하고 다른 시각이 갖는 세계를 논쟁적으로 소개한다. 포켓북이지만 건축이나 미술학도 사이에서 지금도 중요한 텍스트인 이 책이 내 관심을 특히 끄는 부분은 투시도에 대한 비판적 서술이다. 그림은 그리는 이가 세계를 보는 방식일 게다. 우리가 투시도에 익숙하다면 그 그림방식에 동의한다는 것이며 어쩌면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는 말과 같다. 그래서인지 투시도법을 공간과 사물을 보는 정통적 방법이라며 학교의 교과목으로 배우기까지 했다. …(중략)… 모두가 중심이고 주인인 세계. 중앙광장이나 중앙로 같은 봉건의 잔재가 남은 도시환경에 우리가 익숙해져서 그렇지 세상에는 모두에게 평등한 공간체계를 가진 도시가 아직도 많다. 주로 서양식 도시구조의 영향이 덜 미친 곳들인데, 이슬람의 도시들이 대부분 그러하고 가까이는 우리의 오래된 마을 또는 달동네의 공간구조들이 죄다 그런 구조를 갖는다. 대체로 이런 동네에는 전체를 지배하는 랜드마크 같은 건물이 없으며 고만고만한 서로 다른 것들이 뒤범벅돼 모여 있다. 도시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은 이를 아리스토텔레스가 강조한 ‘시노이키스모스(Synoikismos)’의 모습, 즉 다원적 민주주의의 도시풍경이라고 설명하며 여기서는 서로의 차별성이 오히려 발전의 주체라고 했다. 말하자면 서로 다른 이들이 같이 모여 살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민주시대를 사는 우리가 만들어야 할 공동체라는 것이다.이쯤 되면 세상만사를 늘 건축과 도시의 관계에서 바라보는 나로서 의당 가지게 되는 의문. 지금 우리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몸서리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혹시 그 모든 적폐의 근본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나만 옳은 투시도법을 배워 만든 도시환경에서 비롯된 것 아닐까? 도시가 사회를 만든다고도 했는데, 나쁜 도시조직은 그냥 두고 이 시린 기간만 지나면 바른 사회가 될까? 존 버거의 생각이 몹시 궁금해졌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news.joins.com/article/22147920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ISSUE 03

동숭학당

지난 11월 8일에 진행된 동숭학당 15강은 공지영 작가님의 ‘공감’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공지영 작가님 개인의 경험담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강의를 꾸려나가셨습니다. 이어 11월 22일의 동숭학당 16강 강의는 조선희 작가님의 ‘20세기 초반; 야만의 시대, 지식인들의 초상’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조선희 작가님은 허정숙, 주세죽, 고명자 등 20세기 초반의 지식인들과 1대 변호사들, 소설가들, 언론인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작가의 입장에서 바라본 20세기 초반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로 강의를 진행해주셨습니다. 마지막 동숭학당인 12월 13일에는 강헌 선생님의 강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WORKS

우현재, 서울

Woohyunje, Seoul

우현재는 사용승인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입니다. 4, 5층 주택 내부는 벽지, 마루, 조명, 가구 등 최종 마감공정이 진행 중입니다. 외부 또한 지상 1층과 옥상 층의 조경공사를 마치고 조명이 설치될 예정입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각 공정별로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잔여공정을 마치고 올해 안으로 사용승인 절차를 완료할 계획입니다. 마지막까지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지상 1층의 관사주택 영역입니다. 본래 대지에 있었던 관사주택의 평면과 목가구 상부구조를 새 건물 내부에 그대로 구현하여 과거의 기억을 고스란히 담은 특별한 공간이 될 예정입니다. 철거 전 실측하여 별도로 보관했던 부재들은 현재 건물 형태에 맞춰 다시 조립되었습니다. 창호, 널판 등 일부 상태가 좋지 못한 부분들은 동일한 모양의 신재를 사용하여 마무리 하였습니다. 상부 가구구조는 1920년대 일본식 관사주택의 전형으로 자연목과 제제목이 함께 사용된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일부 부재에는 제재소의 위치와 이름 등의 정보가 적혀있기도 해 독특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가구 구조를 비추는 조명 설치까지 완료되면 비로소 과거의 기억을 고스란히 품은 우현재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

WORKS

동숭동 주택, 서울

Dongsung-dong Residence, Seoul

동숭동 주택은 현재 지붕층 슬라브까지 골조 공사를 완료하였으며, 이어서 방수, 조적 공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동절기에 접어들면서, 현장에서는 시공에 지장을 주지 않을 기온을 확인하여, 적정 기온이 되는 날짜에만 조금 느리지만 안전하게 작업할 예정입니다. 각자 다른 라이프사이클을 가진 여러 세대가 거주할 다가구 주택인 만큼, 이를 고려하여 각 층의 실내 공간 구성과 마감재를 다시금 확인하고 있습니다. 다채로운 외관만큼 다양한 삶을 담아내는 동숭동 주택이 되길 기원합니다.

WORKS

하양교회

Hayang Church, Gyeongsangbuk-do

하양교회는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50명 규모의 작은 교회 신축 프로젝트입니다. 2월 착공을 목표로 실시 설계를 진행 중입니다. 하양교회 프로젝트는 별도의 부속시설 없이 8.4mX8.4m 크기의 정방형의 매스에 절제된 평면 계획으로 “예배를 드리는 공간”이라는 순수한 목적에 맞도록 계획하였습니다. 외장재료는 벽돌을 사용해 위압적이지 않고, 따듯한 느낌을 주도록 하였습니다. 예배당 진입부에 수반을 두어 외부와 예배당사이의 전이공간을 형성하였고, 하늘이 열린 긴 통로를 통해 예배당 안으로 진입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또한, 예배당 내부 천창으로 쏟아지는 빛을 통해 종교적 경건함을 나타내었습니다. 마을 경관을 둘러볼 수 있는 작은 야외예배공간을 옥상에 설치하여 작지만 다양한 예배공간으로 주민들의 쉼터가 되고, 잠시 들러 마음의 안식과 위안을 가질 수 있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예배당이 되길 바랍니다.

WORKS

용인 주택

Yongin Residence, Gyeonggi-do

용인주택은 향린동산 마을의 자체 심의와 건축수칙 세부사항을 파악하고, 수칙을 반영하여 맞춰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을의 경관을 해치지 않는 2층 규모, 높이 8m라는 조건에 맞추어 건물의 볼륨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외부는 백색의 재료로 담백하고 깨끗한 형태로 밝은 느낌을 주며, 주변의 자연경관을 느낄 수 있도록 넒은 창과 테라스를 통해 외부와의 관계를 중요시 하였습니다. 기계, 전기, 구조와의 협의를 통해 건물의 완성도를 높이고, 내년 2월 심의와 허가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WORKS

판교 주택

Pankyo Residence, Pankyo

판교주택은 영하의 날씨를 고려하여 공사일정을 조절하고 있으며, 현재는 내부 목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벽, 천장은 석고보드 마감공사 중이고, 창호주변으로는 내부 목창호 공틀 설치를 위해 현장실측을 진행하였습니다. 한지창호에 대한 상세를 협의 중이며, 더불어 거실바닥과 화장실 타일을 선정하였고, 내부에 배치될 가구들의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동절기공사인 만큼 각 공정에 대하여 면밀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WORKS

사야파크수목원 사무동증축

Saya Park, Gunwi, Gyeongsangbok-do

사야파크 수목원 마스터플랜의 일환으로 현재 사용중인 사무동과 식당동의 상부 1개층을 증축하는 계획입니다. 사무동과 식당동은 추후 숙박시설이 들어서게 될 부지의 전면에 위치하고 있어 전체 수목원을 관리하는 인포메이션의 역할과 방문객, 숙박객을 대상으로 한 식당 라운지 역할을 하게 될 부분입니다. 기존의 건물은 약 20년이 경과한 콘크리트구조물로서, 새로 증축하게 되는 부분은 기존건축과 대별될 수 있도록 구조 및 형태를 계획 중입니다. 우선 철골과 목조트러스 구조의 조합으로 하중도 줄이고 구조자체가 형태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외벽 또한 유리와 목재루버의 이중외피구조로 하여 가볍지만 채광, 환기 등의 기능을 만족하며 슬라이딩의 선택적 조합에 따라 다양한 입면이 될 수 있도록 진행할 계획입니다. 내년 초까지 실시설계를 마치고 봄부터 공사에 착수할 예정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WORKS

강동미즈여성병원 신관, 서울

Kangdong Miz Hospital, Seoul

강동미즈여성병원은 천호대로변 천호역과 강동역의 중앙에 위치한 약 530평의 계획부지에 지하3층, 지상13층 규모의 여성전문 의료시설을 계획하는 프로젝트입니다. 15년을 이어온 기존 본원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최신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진행중인 신관 신축설계작업 입니다. 자연 속의 병원, 치유의 숲이라는 계획개념을 바탕으로 안으로는 이용자의 쾌적함을, 밖으로는 도시정화의 공공성을 가지며 기존 본원의 지나온 역사와 병원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표방한 석재와 금속, 유리를 적용하여 견고함과 모던함을 동시에 담은 건물입니다. 지금까지 논의된 여러 가지 대안 및 검토 결과물을 토대로 의료시설의 합리적 시스템과 이용자의 편의를 내포한 공간구성을 정리하여 계획설계를 마무리 한 단계입니다. 각 층별 세부 계획에 대한 내용은 지속적인 미팅을 통해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일정에 따라 1월부터 실시설계와 더불어 심의, 허가 등 행정처리에 대한 작업도 병행하여 진행할 예정입니다.

WORKS

문정지구 복합시설, 서울

Complex Building of Munjeong District, Seoul

문정지구 복합시설은 현재 지하3층 합벽시공이 진행되었고, 코어 및 지하2층슬라브작업 예정입니다. 지하2층에는 환자 개인의 상태에 맞춰 체계적인 치료시스템을 갖춘 한방병원의 지원시설이 계획되었으며, 전기실 및 발전기실 등을 배치하였습니다. 지상층 외부마감은 컬러노출콘크리트, 지하층 코어부분은 일반노출콘크리트로 계획된 건물이기 때문에 상세도면 및 시공계획서로 사전검토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노출콘크리트의 컬러안료 배합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 달에 샘플시공 예정입니다. 건물의 개념 구현은 물론 건축물의 적정 시공을 위해 현장상황을 체크하며 공정에 차질 없도록 할 예정입니다.

EVENTS

IROJE 검도회의

지난 11월 6일 월요일, 이로재 식구들은 새로운 달을 맞이하여 검도회의를 진행하였습니다. 많은 업무로 인해 바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빠짐없이 검도회의에 참석하여 의미 있는 11월의 첫 월요일을 보냈는데요, 앞으로도 한달에 한번씩 진행될 회의에 모두가 참여하여 마음을 다잡고, 정화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VENTS

HAPPY BIRTHDAY!

11월 달은 고일환 대리와 최보라씨 그리고 새로 입사한 서제교씨의 생일이 있었습니다. 고일환 대리는 바쁜 일정 때문에 함께 생일 축하 파티에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는데요, 다음해에는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이로재 식구들의 축하를 받길 소망합니다. 세분 모두 늘어난 업무만큼 건강 잘 챙기시길 바라며, 한 해의 뜻한 바 모두 이룰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ARTICLE

그리운 이유


- “저기요. 학생 고생많아. 팁이에요.” : 미국이라기엔 너무 고깃집이었다. 꼬꼬마 어린이 알바가 고깃집에서 혼자 뛰어 다니는 것이 안타까워서였을까 생맥주를 최대한 가득 받아서였을까 술이 들어가서 들뜬 마음이었을까. 스무살에 받은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팁, 팁 받은 기념으로 회식 때 피자를 쏘느라 내 돈이 더 들어간 이상한 팁이었다. 내가 그날을 기억하는 것은 팁을 준 손님과 그 자리 주변의 수많은 얼굴들 때문이다. 반말과 존댓말을 뒤섞어 가며 당당하지만 약간은 들떴던 표정, 주변 아저씨들이 놀라며 웃어보였던 표정, 그 표정들을 의식해서인지 살짝 더 웃어보였던 그 손님, 그 테이블의 표정들은 얼굴 근육들이 공처럼 땡글한 표정들이었다. - 아빠들의 떡볶이 : 어느 공원의 도깨비 시장, 내가 좋아하는 노랑, 주황의 불빛들은 사람들의 표정을 한껏 강조하고있었다. 그 중, 어린이 만화책의 강조된 그림처럼 좁고 좁은 부스 안에서 북적거리고 있는 아빠들을 보았다. 표정은 약간 들떠 있었고 손은 능숙하게 움직이는 듯 보였으나 느렸다. 이름은 아빠들의 떡볶이. 맛있게 드시라는 수줍은 말, 가운데에서 떡볶이를 전달하려다 손님이 먼저 받아 뻘쭘해진 손, 어설프다는 말로 표현하기엔 그 말이 가진 부정의 의미가 너무 크게 느껴지는 귀여운 아빠들이었다. 쓰레기를 훔치는 장면도 아름답게 보였던 것은 떡볶이를 자신도 모르게 필요 이상 열정적으로 뒤섞고 있는 숨기지 못한 몸짓과 빨리 맛있다 라고 말해달라는 숨기지 못한 표정 때문이었다. - “어 안먹어” : 학생때는 사춘기라 그런지 어머니께 참 무심하게 굴었다. 밥을 맛있게 해주셔도 후다닥 먹고 자고, 뭐든지 나에게 주기만 하면 일단 거절하고 봤다. 맛있다 한마디 없었던 것이 사춘기때 잠깐이었음에도 죄송한 마음이 있었나보다. 이십년 넘게 쥬스를 갈아주시는 어머니에게 대단하다, 이상한 것 넣지 말라 장난을 치지만, 지금도 홀짝홀짝 마시고 있다. 그것을 거절 없이 먹는 것은 그 모습을 보는 어머니의 표정변화가 재미있어서인지도 모른다. 집밥 중에도 그저 내가 좋아하는 야채와 어묵과 고기를 한데 모아 만든 이상한 음식이 있다. 온전히 내게 맞춘 음식이다. 나는 주저리주저리 맛있다는 표현을 거창하고 자세하게 말한다. 맛있니? 라며 나를 떠보는 어머니의 표정은 내가 쥬스를 마실 때처럼 변한다. - 여행에서 준 배찌 : 첫 해외여행에서 스쳐가는 사람들에게 줄 배찌를 사는 것은 아빠들이 떡볶이를 준비하는 것과 같은 의미가 있다. 기차에서 티켓 문제를 도와주었던 프랑스 친구에게 배찌를 선물했을 때는, 지금 생각해 보면, 팁을 주는 손님과 꼬꼬마 알바생의 표정이 스치는 듯 하다. 엄마의 집밥이 그리웠던 이유는 그 맛이 그리워서일지도 모르겠지만 내리사랑이 담긴 어머니의 표정이 그리워서였는지도 모르겠다.
글/ 김대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