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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80 20180212
ISSUE 01

대전대학교 HRC (Hyehwa Residential College) 준공

ACADEMIC MONASTERY IN FOREST

대전대학교 HRC 준공식이 2월 6일 많은 기대와 관심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각계 각층 인사와 학교 구성원들, SHS를 비롯한 이로재 그리고 바로 옆에 같은 규모의 기숙사를 같이 설계한 매스스터디스 직원들이 참석한 준공식은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되었으며, 참석한 이들은 건물 투어를 통해 다양한 공간을 접하며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습니다. HRC(Hyehwa Residential College)는 학업과 생활이 같은 공간 안에서 이뤄지는 기숙형 대학으로서 단순히 거주공간의 역할을 하는 기숙사의 기능을 넘어 학습활동과 공동체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교육공간도 함께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는 학생들이 독서와 토론, 봉사와 예술, 스포츠 활동 등을 함께 하며 배려와 공감의 정신을 배우는 교육의 장이자 학습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ACADEMIC MONASTERY IN FOREST 라는 개념으로 설계된 HRC는 기존의 수목이 우거진 가파른 경사지에 순응하며 여러 개의 매스들을 분절 배치하여 다양한 마당과 길로 이루어진 수도원 마을을 조성하고자 하였습니다. 특히 매스스터디스에서 설계한 옆 기숙사와 여러면에서 대조되지만 동시에 조화된 모습이 여러 건축적 이슈를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다이내믹한 공간을 즐기며 지성의 가치를 추구하는 학구적 수도원 개념으로 창출된 HRC는 대전대학교의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ISSUE 02

SHS WORK

이번 The Architectural Review지 2월 호에 이로재와 매스스터디스의 대전대학교 HRC가 실렸습니다. 2월 초 준공식을 끝내 다이나믹한 건축의 모습을 드러낸 Heart Hall과 그와 대조되지만 동시에 조화로운 모습을 보이는 Harmony Hall의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대전대학교 HRC는 학업과 생활이 한 공간에서 진행된다는 레지덴셜 칼리지(Residential College)로서 단순히 거주공간의 역할을 하는 기숙사의 기능을 넘어 학습활동과 공동체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교육 공간입니다. 이로재와 매스스터디스가 각각의 Hall을 맡아 설계를 담당한 융합적 공간이 앞으로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적 가치를 주게 될지 기대됩니다.

ISSUE 03

SHS 인터뷰

지난 1월 오더너리 매거진에 SHS와 민현식 선생님의 ‘우정’에 관한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두 분은 건축사사무소 공간에서부터 인연을 이어와 현재까지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데요, 특히 민 선생님께서는 “승 선생이 성숙해가고, 성장해가고, 끊임없이 바뀌어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게 난 굉장히 즐거워요. 저더러 의지하는 곳이라고 얘기하지만, 저도 마찬가지에요. 무슨 일을 하려고 할 때 그들은 이걸 동의할까, 하고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는 건, 그건 행운이잖아요”라고 하시며 두 분의 돈독한 관계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오더너리 매거진 1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 월간 신동아 2월호에 서울의 도시 재생, 청와대 이전 과제 등의 대한 주제로 SHS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습니다. SHS는 지난 해 상춘포럼 강의에서 진행하셨던 ‘메타시티’에 대해 설명하시며, 각 도시가 공존하고 협력하며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그에 대한 건축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을 말씀하셨습니다. SHS는 또한, “메트로폴리탄의 ‘메트로(metro)’는 라틴어로 ‘마더(mother)’란 뜻입니다. 번식과 팽창을 그간의 도시 정책의 목표로 삼아온 거죠. 이제는 네트워크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각 도시가 서로 나눠 가지며 장점을 더 심화시키며 자주 교류하는 겁니다. ” 라며 도시 간의 협력과 네트워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셨습니다. SHS는 도시재생과 관련해서 “도시는 사람과 같은 생명체입니다. 유효한 때와 장소에 침을 놓고 작용이 퍼져나가길 기다렸다가, 반응을 보고 또 침을 놓는 거예요. 도시 침술(urban acupuncture)이죠. 시간과 주변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한 일이에요.”라고 말씀하시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야 건강한 도시재생이 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번 인터뷰 기사는 월간 신동아 홈페이지에서 다시 확인 가능합니다.

ISSUE 04

SHS 중앙시평

지난 1월 20일 ‘초지능시대 스마트시티의 청사진’이라는 제목으로 SHS의 중앙시평이 실렸습니다. ‘ …(중략)… 내가 믿기로는 건축은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다. 알 수 없는 미래를 예언자처럼 장담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의 삶에 대한 고민과 문제를 풀이하고 보다 나은 삶을 모색하는 일에 건축설계의 진정성이 있다. 다시 말하면 건축은 시류에 영합하는 일이 아니며 시대의 오류를 질타하며 바른 가치를 일깨우는 일이 역사에 나타난 건축의 임무였다. …(중략)…초지능의 스마트시티. 차량은 자율적으로 운행되고 환경은 자동으로 조절되며 모든 사람이 데이터화되어 서로 연결되고 조직된 사회라고 했다. 그렇다면 모두가 가상현실에 바탕을 둔 환경이니 필시 공동체는 조각나고 모두가 몽유병 환자처럼 자기탐닉에만 몰두하는(모두 스마트폰에 머리 박은 지하철의 풍경을 보시라) 그런 사회일 텐데…. 거기에 사유와 창조, 낭만과 우연 그리고 영적 성숙이 있을까? 나는 동의하기 어렵다. 도시를 만들 때, 먼저 사직과 종묘를 설치하고 천지신명에게 도시의 명운을 맡긴 우리 선조의 지혜가 전지전능한 인공지능보다 훨씬 신뢰할 만하지 않은가? 작은 마을이라도 서낭당과 산신각을 두어 마을의 안전과 개인의 복을 빈 옛 사회에 나는 더욱 확신이 있다. 무엇보다 도시는 미래가 아니라 지금 현실이며 도시 문제의 해답은 청사진에 있는 게 아니라 현장에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스마트시티는 우리 삶을 혁명적으로 바꿀지는 몰라도 더 나은 세상이 아닐 가능성이 짙으며, 늘 그랬듯 그 청사진은 이번에도 환상일 게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news.joins.com/article/22302569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WORKS

판교 주택, 판교

Pankyo Residence, Pankyo

판교주택은 현재 외단열 공사를 끝내고, 지붕 마감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공사가 더디게 진행되지만, 좀 더 나은 품질을 위해 디테일과 시공에 신경을 쓰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붕공사가 끝나는 대로 비계를 해체할 예정으로, 8개월만에 박공 형태의 공간들이 조합된 건물의 모습이 드러나게 됩니다. 또한, 내부는 최종마감을 위한 금속 및 목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가구와 조명 등 남은 공사일정을 체크하여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협의 중입니다.

WORKS

용인 주택, 용인

Yongin Residence, Gyeonggi-do

용인주택은 현재 실시설계 마무리 작업 중입니다. 건축주의 요청으로 평면 및 디테일 수정사항을 반영하고 있으며, 2월에 열릴 향린동산 자체심의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을의 경관을 해치지 않는 2층규모, 높이 8m의 조건을 지키며 백색의 재료로 담백하고 깨끗한 형태의 매스들이 주변의 자연경관과 어우러지게 배치를 하였습니다. 남은 행정절차에도 문제없이 준비하여 향린 동산의 새로운 유형의 주택, 새로운 거주풍경이 될 수 있도록 마무리 할 것입니다.

WORKS

서교동근린생활시설 신축설계

Seogyo-dong, Neigborhood Living Facilities

서교동근린생활시설은 60년 이상 살아온 주택을 철거하고, 건축주가 머물 주거공간을 포함한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하는 계획입니다. 남다른 삶을 지낸 건축주의 지난 일생을 기억하고 그 흔적들을 건물 곳곳에 새겨내기 위한 건축적인 고민들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전시전문가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이 곳에 머물러온 건축주의 소중한 흔적들이 아름다운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길 기대합니다.

WORKS

사야원 제1주차장

Saya Park Pavilion, Gunwi, Gyeongsangbok-do

경북 군위에 조성중인 수목원 ‘사야원’의 주출입구 기능을 담당하게 될 영역의 계획을 진행 중입니다. 창평지를 바라보는 사야원의 초입부분에 위치하고 있으며, 기능적으로는 고객주차장과 매표/안내 등을 위한 매표소 등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이 부분은 기존에 계획중인 관리동, 식당 및 숙박시설 영역과 기능적으로나 동선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어 상호유기적으로 관계할 수 있도록 면밀히 검토 중입니다. 이렇듯 사유원 영역 안의 부분적인 계획들은 그 자체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전체가 연결될 수 있는 기능적인 연관성이 중요한 프로젝트입니다.

WORKS

문정지구 복합시설, 서울

Complex Building of Munjeong District, Seoul

문정지구 복합시설은 현재 지하2층 슬라브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하2층 내부벽체 및 합벽 작업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지하2층에는 환자 개인의 상태에 맞춰 체계적인 치료시스템을 갖춘 한방병원의 지원시설이 계획되었으며, 전기실 및 발전기실 등을 배치하였습니다. 지상층의 외부마감인 컬러노출콘크리트공사에 대비하여 지하층 공정 동안 사례답사를 통해 적정품질확보를 위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컬러노출 샘플시공을 진행했으며 부분적으로 보수 및 발수제 시공을 진행하여 비교검토 할 예정입니다. 건물의 개념 구현은 물론 건축물의 적정 시공을 위해 현장상황을 체크하며 공정에 차질이 없도록 면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WORKS

하양교회

Hayang Church, Gyeongsangbuk-do

하양교회는 경북 경산시 하양읍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지어질 작은 예배당입니다. 현재는 행정처리 및 실시설계가 완료되어 3월중 착공할 예정입니다. 8.4mX8.4m 크기의 단순한 매스로 예배를 위한 공간만 계획되어 있습니다. 내, 외부를 가리지않고, 벽과 천정, 바닥에 이르기까지 건물의 전체가 벽돌로 꾸며진 예배당입니다. 벽돌이라는 한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가구 및 건물을 모든 요소를 제작한 의미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벽돌 모듈을 고려한 천정, 파라펫, 개구부에 관한 디테일을 정리하였고, 작지만 섬세한 디테일로 감동이 더해지는 건물로 완성될 예정입니다.

WORKS

성서적풍경 명례성지, 밀양

Biblical Landscape Myungrye Sacred Hill, Miryang

순교자의 생가터가 자리한 명례언덕에는 순교자 신석복을 기리기 위한 기념성당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성당은 본당동과 전시동으로 나뉘어 있어, 본당은 순례객들이 동시에 미사를 드릴 수 있는 공간으로, 전시동은 순교자와 명례성지의 역사를 담는 공간으로 이용될 예정입니다. 명례언덕의 능선을 살리고 성당은 언덕 아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현재 골조공사는 파라펫과 난간벽 등 막바지 작업에 한창입니다. 언덕에 기대어 있는 건물인 만큼 방수, 방습, 단열에 철저히 대비하여 시공하고 있습니다. 냉난방 시스템을 최종 점검하여 설치중이며, 전례에 맞고 또 공간에 어울리는 가구와 집기 디자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WORKS

강동미즈여성병원 신관, 서울

Kangdong Miz Hospital, Seoul

강동미즈여성병원은 현재 계획설계를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서측 10m도로변 입면디자인과 코어조정안에 대한 수정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천호사거리에서 시작되는 유동인구와 주변지역의 개발추세를 감안해볼 때 서측도로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코어위치를 조정하고 그에 따른 평면계획 및 입면디자인 대안을 스터디하고 있습니다. 각 층별 세부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은 지속적인 미팅을 통해 검토 중이고 코어조정에 따른 모듈조정에 대한 구조검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계 및 전기설비관련 세부사항에 대한 결정은 담당자와의 면밀한 검토를 통해 반영하고 있습니다. 일정에 따라 3월부터 실시설계와 더불어 심의, 허가 등 행정처리에 대한 작업도 병행하여 진행될 예정입니다.

WORKS

동숭동 주택, 서울

Dongsung-dong Residence, Seoul

동숭동 주택은 난방 배관 공사 및 실내 방수 작업을 마쳤습니다. 계속되는 한파로 인해 여러 공정들의 작업이 늦어져, 뒤이은 금속 작업 및 외부 단열재 부착 작업 등은 연휴 이후 기온을 체크해 진행할 예정입니다. 보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주택의 특성상, 외단열 위주의 단열 작업에 일부 내부 단열재를 보강하며, 특히 창호 주변부 결로에 대비하여 단열 작업과 내부 마감재에 대해 상세를 보완하여 작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연휴가 지나고 일부 골조의 보수 작업과 외부 마감 작업에 착수해, 공정 진행에 속도를 더할 예정입니다.

EVENTS

이로재 동계 워크샵

지난 1월 18일부터 1박 2일동안 이로재 동계 워크샵이 진행되었습니다. 올해에는 무주 덕유산 리조트에서 동계 워크샵을 진행하였는데요, 모두가 기다려왔던 날인 만큼 화창한 날씨와 최고의 설질 덕분에 그간에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올해 처음 보드를 접해보는 신입사원들은 덕유산 정상 포인트에서 처음부터 중상급 슬로프에 도전을 하는 패기를 보여주었는데요, 해마다 발전하는 실력을 갖춘 선배들의 도움을 받으며 무사히 즐기며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겨울 스포츠를 통해 선후배간의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고 재미있는 추억을 쌓을 수 있었던 이번 워크샵은 새해를 시작하는 큰 힘이 될 수 있었습니다. 짧았지만 바쁜 일상을 떠나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VENTS

HAPPY BIRTHDAY!

지난 1월은 이중현 차장과 이재민씨의 생일이 있었습니다. 이중현 차장님은 아쉽게도 현장 근무로 인해 생일파티에 참석하지 못하였는데요, 내년에는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이로재 식구들의 축하를 받는 생일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항상 유쾌하고 멋진 두 분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ARTICLE

「우연이 던지는 농담에 대한 반응이 삶이라면」

긴긴 여행의 마지막 밤, 마지막 도시―마드리드. 모험은 오직 '뜻하지 않은 일들의 연속'일 때야 진정한 가치를 갖으리란 생각에 이번 도시도 스케쥴을 짜지 않았다. 다른 모든 후보들을 차치하고 마드리드 왕궁으로 걸어간 것 역시 즉흥적인 생각 때문이었다. '새벽 공기를 맡으며 걷기에 안전할 것 같아서'가 찰나의 그 이유였다.(람블라스 테러를 겪은 충격에 대한 감상적 합리화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새벽공기를 맡으며 왕궁으로 걸어가는 길이었다. 행드럼 소리가 멀리서 울리기에 따라 걸었다. 허나 행드럼이라기엔 뭐랄까, 소리가 너무 총천연적이었달까. 노래가 끊기기 전에 가쁘게 따라가다가 이내 아-하고 낮은 탄성을 뱉는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바람이 마드리드에 불고 있었다. 이국적인 마드리드의 바람과 왕궁 광장에로 울려 퍼지는 '리라'소리는 도시의 꿈이었다. 어두운 가로등 아래, 그리스 신화의 숲 속 사냥꾼 복장을 한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 공중에 대고 손을 놀리고 있었다. 수 십개의 가느단 실들이 잘 보이지 않아 그 크고 웅장한 곡선의 것이 리라라는 것은 가까이 가서야 알 수 있었다. 공기가 액체처럼 흘러 귀를 적시는 느낌. 누구라도 이 느낌이 주는 낭만에는 영원히 도취될 것이다. 그의 손가락은 애무하는 연인의 그것이었다. 연주자와 리라(리라는 이름도 참 아름답다), 둘은 사랑을 나누고, 사랑의 깊이만큼이나 얄팍하고 구성진 소리가 거리거리를 배회한다. 나는 조용히 잔디밭에 앉아 그들을 몰래 엿보기라도 하듯(흡사 아폴론과 다프네의) 연주소리를 듣는다. 이 숭고한 환상의 이미지 속에 바람이 분다. 여름에 시작한 여행이 갔고, 가고 있고, 이제 가을이 오고 있다. 거리공연을 듣다가 눈물을 흘리긴 처음이었다. 나는 내가 가진 동전의 전부를 그에게 주었다. 그녀와 그―그 연인은 그것으론 부족한 연주를 들려주었으니까. 우연 혹은 운명적이었던 이 날의 풍경을 잊지 못한다. 도시를 이루는 것은 그곳에 대한 묘사와 언어가 아니라 거리의 계단에, 창살에, 시간에, 과거와의 관계에 있다는 이탈로 칼비노의 말에 깊은 영감을 받은 나는, 이번 모험동안 각 도시별 방범셔터부터 작은 스트릿 퍼니쳐의 스티커까지, 눈에 보이는 것들을 변태적으로 수집했다. 모두 돌고 마치는 마지막 밤, 이 순간에 허나 번쩍-하는 생각이 스친다. 그것은 도시가 우연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운명으로, 인연으로 이뤄진 곳이라는 것, 그래서 사람은 자기 삶 가장 최대의 우연으로(자기 생의 탄생), 운명으로, 인연으로 가득 찬 고향을 영원히 그린다는 것. 태초부터 우연으로 숨 쉬는 우리는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세상 모든 '내'가 겪은 도시는 결코 '너'와 같을 수 없다는 것. 또 삶은 우연의 연속이라는 것. 삶에 놓인 모든 우연들에 감사하자.

글/ 이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