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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세한방병원 20010516

병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3대째 부산에서 한방의원을 경영해 온 집안의 병원이다. 부산의 고가철도가 대지의 앞을 가로지르는 이 땅은 여러가지 열악한 조건을 가졌다. 고가철도의 구조물로 대지의 인지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물론 전동차의 운행 소음도 조용한 요양을 필요로 하는 한방병원에게는 커다란 장애요소였다. 물론 이 땅의 주위도 도시변두리의 전형적인 조악한 풍경을 가지고 있을 뿐이어서 비교적 넓다는 점 이외에는 이 대지는 병원 설계에 매력적인 조건이 아니었다. 다만 높이 오르면 금정산이 보인다는 것이었으나 그것도 북쪽 방향인지라 일조를 위한 개구부와는 별도의 문제였다.
남쪽에 면한 입면의 길이가 짧은 점에 오히려 주목하여 남북을 관통하는 중간영역을 만드는 것이 내부의 밝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것은 북쪽 고가철도 구조물 밑에서 접근할 수 밖에 없어 어두운 진입구를 가지게 되는 것에 대한 해결책이 된다. 즉 남쪽에서 들어 온 빛으로 환해진 내부가 이 건물을 들어오면서 보게 되는 시각대상이 됨에 따라 이 병원의 출입을 명랑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중간영역을 확대시켜 모든 동선이 이를 통하게 하면 내부에 도시 같은 풍경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었다. 물론 중정이나 공중정원은 이 중간영역을 풍부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한가지 간과한 점이 있었다. 한방병원은 지체가 자유롭지 못한 이들이 요양을 통해 치료하며 입원하는 이가 많은 곳이다. 따라서 그 통로의 폭이 지체부자유자 시설 수준으로 넓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많은 공유면적을 쓴 셈이어서 이를 주저하고 만 게 준공 후 사용자들로부터 핀잔을 들은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수직으로 여러 개의 켜가 있는 이 중간영역들은 다양한 도시적 풍경을 만들어 조악한 주변환경과는 특별한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외장으로 사용한 노출콘크리트는 이들을 견고히 보호하는 피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