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구겐하임

2009. 2. 07

Floating Weights

2007년 12월 초 이메일이 뉴욕 구겐하임재단으로부터 도착했다. 아랍에미레이트의 아부다비에 Cutrural District라는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데 거기에 비엔날레 공원 속의 20개 파빌리온 중 하나를 설계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우선 계획설계에 국한된 일이며 한달 이내에 마치는 조건이었다. 못할 이유가 없어 수락하자 말자 엄청난 양의 자료가 쏟아져 들어왔다. 지구 저편에 또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 두바이는 무엇일까. 어쩌면 하나의 신기루일지도 모른다. 비록 세계건축계의 엘도라도처럼 여겨지고 불가능한 것이 없는 환상적 건축세계가 펼쳐져 있지만 어쩐지 공허하다. 마치 속에 웅크린 결핍을 위장하려 하듯 혹은 큰 열등의식을 애써 잊으려 하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그래서 터무니 없다. 아마도 모래 위에 그려지는 사물들이 그럴 것이다. ■ 주어진 사이트는 프랑크게리가 설계한 현대미술관 앞이었다. 그의 건축은 어디에 있어도 같은 것이라 건축이라기 보다는 현란한 조각체이다. 주변의 정황이 어떠하든 요란한 제스쳐을 갖는 그 건축 앞에 서는 다른 건축은 쉽게 압도 당할 수 밖에 없다. ■ 그래서 오히려 쉽게 개념이 설정될 수 있었다. 우선 터무니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땅을 만들어 이를 사막 위에 띄우고 그 땅 위에 진정성의 무게를 얹게 하는 것이다. ‘Floating Weights’. 하나의 평면으로 된 전시장이지만 세 개의 공간으로 구획하고 이를 각기 다른 층고를 갖게 하여 공간의 성격을 다르게 한다. 미술 뿐아니라 패션, 디자인 그리고 공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대하는 요구조건을 충족할 뿐 아니라 여러가지 공간의 조합이 가능하여 운용면에서도 대단히 효율적이다. ■ 코르텐의 세 박스는 서로 대화하듯 배열되었다. 그 무게감은 한없이 가벼운 이 땅을 짓눌러 비상한 긴장감을 부를 것이다. 이제부터 여기에 덧대어 이 땅의 지문이 형성되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