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중문의대 도서관

2002. 7. 25

전자 매체가 놀라운 정보교환의 수단으로 발달해 있는 지금의 도서관은 더 이상 정보 전달의 장소에 머물러 있을 수 없게 되었다. 책의 냄새와 무게가 도서관 건축의 주제 였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정보 교환의 형태가 주된 관심이 되어짐을 의미한다. 더구나 장르의 구분이 모호해 진 현대의 문화형태는 복합적이고 동시 다발적인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시설이 필요하다. 포천 중문 의과대학의 도서관은 특히 이러한 다양한 기능을 수용하는 것 뿐 아니라 장차의 예측할 수 없는 기능에 대한 공간적 배려도 필요한 작업이었다.
산부인과를 주 진료과목으로 하여 여성전문병원으로서 국내 최고임을 자부하는 차병원이 의료인 양성을 목표로 만든 의과대학이다. 기존에 있던 학원 부지와 건물을 매입하여 이들을 개수한 후 캠퍼스로 만든 탓에 기존 건물들의 질서가 새로 부가되는 다른 시설에도 깊은 영향을 준다. 정문에서 북쪽으로 일직선으로 뻗은 길이 주된 도로이자 주축이 될 수 밖에 없다.
도서관은 이 길이 끝나는 곳의 서편에 동쪽으로 경사진 비탈면에 건립되게 되어 있고 추후 뒤편에 과학관이 들어서게 되어 있어 캠퍼스 스파인의 역할을 하는 이 길을 비켜 앉을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 길과 건축과 만나는 방법이 중요한 과제로 떠 오르게 된다. 이 경사진 길을 단순한 통행 목적이 아니라 경사진 광장으로서의 기능이 있으며 이는 곧게 뻗어 올라 오는 길의 마지막 풍경으로서 의미가 중요;하게 떠 올랐다.
이 경사진 광장을 도서관 건물의 가운데로 연결되어 또 다시 경사진 중정과 만나게 하면, 이는 뒤편의 산과 연결이 되어서 결국 전체 캠퍼스를 장악하는 길이 산과 이 도서관을 통하여 접속되는 공간의 연속성을 만들게 될 것으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도서관은 그 길의 과정에 하나의 프레임으로서 걸쳐 있게 된다.
이 길과 도서관의 내부도 풍경의 이동과 관련이 깊다. 북쪽 날개가 도서관의 주출입이 되는데 여기를 들어오면 경사로가 있다. 이 경사로도 단순한 통행 만이 아니라 하나의 전시공간이다. 이 공간을 오르게 되면 브릿지가 걸린 라운지에 도달하게 되는데 앞 뒤의 풍경 속에 떠 있다.
도서관의 내부는 몇 개의 볼륨으로 분절되어 있고 위가 불규칙한 형태로 트여 있어 또 다른 풍경을 만든다. 천정에 붙은 형광등들의 자유로운 배치를 보게 되면 이 도서관의 주제가 자연이며 풍경에 관한 것임을 알게 될 것으로 여긴다.
재료는 기존의 건물들이 벽돌로 되어 있어 이를 따랐다. 그러나 기존 건물들에 쓰인 벽돌은 조적조의 벽돌처럼 쓰여져 있어 이 잘못된 쓰임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커튼 월 처럼 쓰여지는 재료인 것을 알게 하기 위해 철제 빔이 층간으로 쓰였으며 통 줄눈을 강조하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