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高枕) : 홀로 자는 편안한 잠자리

경북 군위군 부계면, 팔공산과 창평 저수지를 남쪽에 두고 동, 서측이 산으로 둘러싸인 사유원에 묵상을 위한 호텔을 계획 중입니다. 이용자들이 아름다운 사유원을 관광한 뒤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대지 내 기존 사무실과 식당이 지원센터건물로 이전한 후 본격적인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현재는 실시설계를 진행 중입니다.

‘홀로 자는 편안한 잠자리’ 라는 뜻의 고침정사는 수목원의 자연과 명상의 공간을 호텔까지 끌어들일 수 있도록 계획되었습니다. 단순히 숙박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숙박객들로 하여금 깊게 사유할 수 있게 하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호텔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습니다. 객실은 모두 1인실로 구성되고, 화장실과 가구도 모두 1인에 맞춰 설계하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곳곳에 중정이 있어 자연을 가까이할 수 있고, 그중 객실 사이의 중정은 다소 긴장된 복도에 활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지상 1층은 리셉션, 부대시설 등의 공용공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사유원에서 수확한 과실을 전시, 판매할 수 있는 마켓과 다양한 용도의 회의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지상 2층에는 객실과 체력단련실, 공용 테라스를 계획하였고 지상 3층은 객실과 넓은 옥상마당으로 구성하여 주변의 자연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호텔에서 명상마당의 수반을 건너가면 우뚝 솟은 묵상탑을 마주하게 됩니다. 묵상탑에는 심신을 정화하고 명상할 수 있는 조그마한 단이 마련되어 있고, 천창을 통해 쏟아지는 빛이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내어 고침정사의 상징적 공간이 될 예정입니다. 건물의 외부 마감은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고 재료 본연의 거친 느낌을 느낄 수 있는 노출 콘크리트로, 이를 실내에도 사용하여 내/외부에 통일성 있는 공간감을 부여할 계획입니다.

현재 디테일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협력업체와의 긴밀한 협의로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고침정사가 자연을 벗 삼아 마음을 수련하고 홀로 깊게 사유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숙박시설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