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lmaru Catholic Church

돌마루공소
Church
완공년도1995
위치충청남도 당진
대지면적2,892.9 ㎡
건축면적334.7 ㎡
연면적483.1 ㎡
Scale2F
완공년도1995
위치충청남도 당진
대지면적2,892.9 ㎡
건축면적334.7 ㎡
연면적483.1 ㎡
Scale2F

1994년 정초, 변동성당에서 당진성당으로 자리를 옮긴 정신부로부터 당진본당에 관할하는 공소를 설계해달라는 전갈을 받게 된다. 그분에게 변동성당에 대한 나의 어줍잖았던 자세로 스스로 마음의 짐을 지고 있던 나로서는 그 짐을 벗을 수 있는 기회로 여겼다. 신부가 상주하지 않는 성당인 공소는 대체로 그 규모가 수십평이 보통이나, 당진읍에서 자동차로 10여분 떨어진 곳에 있는 이 돌마루 공소는 1백 20평 남짓하여 공소로서는 비교적 규모가 큰 것이다.
국도에서 약 600m 정도 논길을 구부정히 들어가면 밤나무가 가득한 얕으마한 산이 마주하는데 이곳을 돌마루라부르고 그 밑이 이 공소가 들어설 장소였다. 아침안개가 가득 서린날 그 곳을 답사하여 둘러보면서 감회가 새록새록 돋는다. 여기에 공소가 들어서면, 인근에 퍼져있는 사람들이 걸어서든지, 트랙터를 타고든지 자전거, 트럭, 혹은 소 등을 타고 일주일에 한 번 있는 미사시간에 모여드는 광경이 펼쳐질 것이다. 이미 그들에게는 종교적 위안이 가득할 것이며, 따라서 그들의 모습은 더 없이 아름다울 것이다. 나는 이 모여드는 풍경을 건축화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이들의 행렬을 담는 벽을 세우기로 하였다. 이 57m 길이의 벽은 흐트러진 논밭의 풍경을 계절마다 다른 색채로 담기도하며 그들로부터 종교적 공간의 영역을 지켜 줄 것이다. 지면으로부터 1.8m 떠있는 접근루트는 몇가지 공간을 체험하게 한다. 큰 집회가 개최될 수 있는 마당을 지나, 경사진 잔디면을 가진 옥외 미사마당 그리고 이를 한정하는 벽체를 지나면ㅡ지나는 동안 왼편 벽체에는 14처가 연속된다ㅡ예기치 않게 공소로 향하는 접근로가 오른편으로 펼쳐져 스스로 그 속으로 향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공소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여리나 분명한 빛의 기둥이 재단 뒷벽을 가르며 서 있다. 가만히 앉으면 왼쪽벽면은 위에서 빛이 씻어내리고 천정면은 오른편 천창에서 오는 빛이 슬며시 씻을 것이다. 왼편 하부의 창들은 돌마루 밑의 밤나무들을 가득 채우며 이 경건한 공간은 자연 속으로 확장한다. 콘크르트와 블록과 몰탈 등 극히 질박한 재료는 이들 공간과 그 속에 담기는 의식을 더욱 돋보이게 할 것이다. ‘부르심의 기적과 응답의 은혜’가 충만하게 된 후 이 경건한 공간을 나온 이들은 오름을 통하여 다시 자연을 맞게되고 그들은 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주신 이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경사로를 내리며, 평화할 것이며, 자유함을 얻으리라. 내가 그리고 있었던 이런 아름다운 공간의 꿈은, 부실한 공사에 의해서 저으기 훼손되었다. 어떤 부분은 의도와 완전히 다르게 된 것도 있다. 또 이 공소가 완성된 후, 종래의 뾰족탑이 있는 성당을 꿈꾸어 오던 그곳 신자들에게 두고 잘못된 부분을 차츰 고치고 보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것이 더욱 좋을 것이다. 앞으로도 고치고, 더하고 또한 비록 그 천진한 신도들이 그들의 신심에 충만하여 이 하얀 벽체에 붉은 칠을 한다하여 나의 오리지날리티가 훼손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종교건축이 한 건축가의 집념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없다. 그는 신념에 찬 Motivator일 뿐이며, 그 건축은 그 속에서의 행함에 의해 완성된다. 그리고 그 행함이 더해지고, 누적되며, 그 흔적이 기록되어질 때 그 종교 건축은 생명을 갖는다.
이 돌마루공소, 부분적으로 잘못되었을 수 있는 이 건축은, 그 신심이 깊은 농촌신자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채워질, 더할나위없는 신의 은총으로 가득 차게 될, 틀(Frame)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