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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88 20100503
ISSUE 01

추사 기념관 준공

Chusa Memorial Hall in Jeju

남제주 모슬포 지역의 대정성지내에 위치한 추사기념관이 지난해 5월에 착공한지 약 1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개관식을 앞두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 시작되었던 추사기념관 프로젝트는 애초 조선시대 원악의 유배지로서 제주의 유배지 중에서도 가장 험한 지역이었던 대정성지의 유배인들을 통해 제주지역 문화의 모태가 된 유배문화를 재조명하고자 제주유배문화관을 포함하여 약 3200㎡의 규모로 계획되었으나, 문화재 심의 결과 유배문화관의 부지선정을 재고하게 됨에 따라서 추사유물전시관만 따로 재설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었고, 계획부지를 비롯하여 전체 건물의 용도 및 규모 역시 상당히 축소되었습니다. 연면적 1,194㎡, 지하1층 및 지상1층 규모의 추사기념관은 유배문화로 대변되는 대정읍성의 풍경과 장소성을 보존하기 위하여 전시시설의 대부분을 지하에 배치하여 지상에 드러나는 건물을 최소화하였으며, 지하의 느낌이 들지 않는 전시공간이 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관람자의 동선은 우선 지하로 진입하여 전시공간을 둘러본 뒤 두개층으로 열려있는 추사홀을 통해 비로소 지상으로 올라오게 되며, 이곳에서 비어있는 공간을 통해 선생을 추모한 후, 추사기념관 북측에 위치한 추사적거지를 관람하도록 계획하였습니다. 추사체를 완성한 곳이기도 한 이곳에 세워지는 전시관인 만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극도의 절제미를 추구했던 선생의 뜻과 같이 전시관 역시 최대한 단순한 형태로 계획되었습니다. 특히 추사선생의 추모공간인 추사홀은 치장하지 않은 노출콘크리트의 벽체와 천정으로 이루어진 아무런 장식없는 공간으로서 추사의 절제미를 공간 자체로 느끼도록 계획하였습니다. 외벽의 주요재료는 현무암과 목재로서 제주의 지역성과 주변 성벽과의 조화를 고려하였으며, 건물을 둘러싸고 제주 품종의 띠를 식재하여 지역적인 풍광을 살리고자 하였습니다. 추사기념관을 통해 추사 선생의 삶과 정신은 물론, 유배역사와 유배문화 등 제주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널리 알리고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ISSUE 02

부산 극동 방송 미디어 선교 센터 준공

1956년 개국하여 오랜 역사를 지닌 극동방송의 부산극동방송 미디어센터가 부산 해운대구의 신 개발지역인 센텀시티 안에 건립되었습니다. 정보 산업 블록에 속한 부지는 넓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주거 블록과 상업 블롣에 접하여 있습니다. 30층 이상의 초고층 주거단지로 입주가 완료된 주거 블록과 20층 이상의 건물들이 위치한 상업블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층으로 계획된 미디어 센터의 여건을 고려하여 계획 초기부터 건물배치와 형태에 대하여 많은 논의와 검토가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많은 사람이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주변에 친근한 건물을 만들기 위하여 부지의 가운데 다용도 마당을 두고 건물은 마당을 중심으로 건물에 의해 주변으로부터 적절히 차단되고 보호되는 마당은 평소에는 비어있어 휴식을 취하고, 필요 시 바자, 공연 등 다양한 행사에 이용할 수 있도록 고려하였습니다. 건물재료는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깊이가 있고 변하지 않는 견고함이 있고 다양한 크기와 폭을 가지는 경량 콘크리트 판넬을 사용하였습니다. 건물시공은 부산에 소재한 대동아 건설회사가 담당하여 2008년 12월15일 시작하여 2010년 2월 8일 까지 약 14개월 소요되었으며, 방송기계설비 공사를 비롯하여 시설 운용점검을 마친 지난 4월 16일에는 축하음악회를 개최하였고, 4월 17일에는 많은 초청 인사들의 축하 속에 준공식을 치루었습니다. 기획부터 디자인 완성까지 그리고 건축시공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부산극동방송미디어센터가 방송관계자를 포함하여 지역 주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기능을 다하여 명실상부한 미디어센터가 되기를 바랍니다.

ISSUE 03

롯데호텔 매거진 'PRIVILEGE' 5월호 / SHS 인터뷰

롯데호텔 고객용 매거진 5월호 ‘거장의 얼굴’이라는 코너에 SHS의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건축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SHS 건축의 핵심적인 화두인 빈자의 미학의 개념에 대한 설명을 서두로, 국내 건축의 쟁점과 미래, 그리고 '잘살기위해'가 아닌 '어떻게 살기위해' 라는 의식으로의 변화를 꾀하여야 함을 말씀하셨습니다. 이어 건축가는 타인의 대한 통찰력과 더불어 공존을 모색할 줄 알아야 진정성이 있는 건축가가 될 수있다며 후배 건축가들에게 조언을 남기셨습니다. 또한 검도를 통해 깨우친 일깨움과 최근 북경프로젝트 참여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선임등으로 몸도 마음도 바쁘게 보내고 있다며 근황도 전하셨습니다.

ISSUE 04

서희 건설 사보 '서희 패밀리' SHS 소개

2012년 준공하는 청주 중앙 순복음 교회 시공을 맡은 서희 건설회사에서 계간으로 발행하는 사보 <서희 패밀리> 건축이야기 칼럼에 SHS의 소개와 함께 2005년 열화당에서 출간한 '건축이란 무엇인가' 책의 일부가 게재되었습니다. 건축가는 평면도를 통하여 그의 사유에 대한 기록을 전문적인 언어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하는 문학적 소질이 필요하며, 좋은 건축을 지어내기 위해서는 목적과 기능을 잘 이해하고 표현하며, 시대를 고려할 줄 알아야 하고, 땅 위에 짓는 것을 전제로하여 그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고 반영할 줄 알아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웰콤시티와 수백당, 수졸당의 작업과 메타폴리스 대장골 주거단지 계획안에 대한 짧은 소개가 함께 실렸습니다.

ISSUE 05

대한 건축사 협회지 <건축사> SHS 인터뷰

대한건축사 협회에서 발간하는 <건축사> 지에 이시대 건축사로 살아가기 라는 타이틀로 SHS의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인터뷰어로는 서인건축 소장으로 계시는 최동규 건축가로 실로 같은 분야의 두 건축가가 다른 목적으로 만나 이루어진 인터뷰였습니다. SHS의 진로결정의 시기부터 방황하던 대학 재학시절의 이야기, 김수근 문하생으로 공간연구소 생활에서 유학시절로 이어지는 그리고 다시 공간연구소에서 이로재 창립, 수졸당에서 현재 말레이시아 프로젝트까지 성공과 노력의 일련의 과정을 회고하듯 이야기가 전개되었습니다. 이어 유명한 건축가 보다는 좋은 건축가로 남으며, 건축계몽에 힘쓰고 싶다는 포부와, 내부 지향적인 한국건축계를 꼬집으며 협회와 단체의 통합으로 국가간의 경계를 허물어 건축가들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도 전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조각가 부랑쿠시의 “신처럼 창조하고 왕처럼 명령하고 노예처럼 일하라”는 표어를 건축가의 창조력과 직능에 대한 자존적 자부, 그리고 그를 위한 치열함 삶에 대한 경구로 삼고 있다는 말도 남기셨습니다.

WORKS

CHA 의과학대학 약학관

약학관은 포천시 동교동 차의과학대학 숙소동 우측 구거옆 경사지에 계획 진행중입니다. 전체규모는 연면적 1700평 정도이며, 프로그램으로는 강의동, 학부실습실, 교수 실험실습실, 공동연구소, 약대도서관, 학생편의 시설 등이 있습니다. 설계상의 주요 개념은 캠퍼스 전체 마스터플랜상의 캠퍼스 spine을 설정하여 각각의 학사동들이 spine 축을 따라 좌우로 배치되는 형식을 갖습니다. 기존 지형의 형상을 최대한 인정하며, 기존의 조경시설/ 식재 등을 최대한 훼손하 않는 것 또한 설계상의 주요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주요 용도의 기능을 내부에 수직의 크고 작은 open space와 큰 덩어리의 단일형상에서 수직으로 크게 오픈된 두개의 공간을 수평적으로 열어 프로그램이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도록 공간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WORKS

신동엽 문학관

부지 내 수목 제거 및 전주 이설 등 지장물 처리를 마치고 지반 정리 작업에 이어 대지에 규준틀 설치로 건물배치 확인을 하였으며 이어서 지하층 흙막이 작업을 위한 H-Pile 설치를 하고 토사반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계획 당시 전시물에 비하여 전시 공간이 약간 부족하였으나 부여군청과 전시물 기증자의 협의에 따라 약 80 평 정도 건축면적을 확대하는 방안이 확정되어 토목공사 기간 중에 도면 변경작업을 진행 할 계획입니다.

WORKS

Sentul D2

Sentul D2 프로젝트는 지난 2월말 개발허가를 받은 이후 기본설계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발허가 시 허가조건을 비롯하여 기계 전기관련 시스템을 조정하여 평 입단면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5월 중순까지 건축허가 도면을 조정하여 허가업무을 진행하고, 실시설계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WORKS

제주 살아있는미술관

제주도에 건립 추진중인 살아있는 미술관 프로젝트는 미술관을 비롯하여 식당과 숙박시설을 포함하는 마스터플랜을 계획중 입니다. 각각의 프로그램에 맞게 건물들을 유기적으로 연계시키고 대지에 접한 도로변의 소음을 차단하는 것이 배치계획의 주요과제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시대별 혹은 테마별로 구성된 전시 프로그램별로 독립된 전시공간을 계획하고 각각의 전시실을 그대로 외관에 반영함으로써 자연을 배경으로 미술관 자체가 하나의 미술품으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사업승인을 위한 지구단위계획변경 절차 및 기본계획이 마무리되는 대로 실시설계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WORKS

강서 미즈메디 병원 신관

골조공사가 진행중인 강서 미즈메디병원 신관은 현재 지상4층 기둥 및 벽체의 거푸집 설치와 철근조립작업, 지상5층 보 및 슬라브의 거푸집 설치가 완료되었으며, 지상5층 보 및 슬라브 철근조립 작업이 완료되는대로 콘크리트 타설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5월말 골조작업이 마무리될 계획에 따라 추후 공정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관련업체와 공정에 대한 협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WORKS

대전대학교 30주년 기념관

대전대학교 30주년 기념관은 전체공정에 차질이 없도록 내/외부 마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외부공사는 치장벽돌 쌓기작업이 마무리중이며, 내후성강판 작업을 일부 진행중입니다. 내부공사는 건식벽체작업과 조적벽체 미장작업, 천정 조면박스 작업이 진행중입니다. 내부공간이 다이나믹하고 복잡한 만큼 마감공사에도 문제가 없도록 사전에 디테일을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WORKS

한솔병원 별관 신축공사

병원에서 계획하는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기본평면이 마무리 되면서 건물외관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 중이며 건물의 구조 및 냉난방 시스템에 대하여도 설비 및 전기기술진등과 검토 중입니다. 또한 최근에 병원 측과 함께, 본 계획 프로그램과 동일한 기능으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의 몇몇 병원을 방문하여 접수에서 수납까지의 운영시스템과 환자에 대한 서비스 및 인테리어 마감재에 대하여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WORKS

여주 360 ° 클럽하우스

여주 360° 클럽하우스는 4월초 착공하여 현재 클럽하우스+숙소동과 관리소+직원숙소+보관소동의 기초공사와 PIT층 옹벽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클럽하우스는 배치와 레벨이 일률적이지 않고 다양하여 넓은 필드에서 클럽하우스를 제 자리에 앉히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설계의도가 잘 구현되도록 반복된 측량과 검토를 통하여 자기 자리를 잘 잡도록 하였습니다. 공정은 7월까지 골조공사를 마무리 짓고연말까지 전체 공사를 마무리 짓기 위해 현재 빠르게 골조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WORKS

KIST L-4 연구동

4월말 제출 예정인 2차 실시설계가 막바지에 이르러 마무리 정리작업 중입니다. 도면작업과 더불어 내역작업도 함께 진행 중에 있습니다. 중형가속기연구동은 가속기실험실이 추가되면서 평면 조정작업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KIST측과 실험실에 대한 협의 중에 있어 설계진행 일정이 조금 늦춰졌습니다. 하지만 L4연구동과 함께 조달청 검토와 실시계획인가에 대한 전체 일정에는 차질이 없이 진행될 것입니다.

EVENTS

리프레쉬 '북한산 등반'

꽤나 느지막이 찾아온 봄을 만끽하기 위해 지난 4월 3일, 북한산 등반 및 최근에 완공된 전주 풍남학사를 답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동욱 단장님의 인솔로 정보영 소장님, 강혜미 대리님, 김수진씨, 손남영씨, 김인한씨, 윤광재씨 까지 모두 7명의 인원이 참석하였습니다.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까지 이어지는 제법 험난한 코스인데다 초행길인 구성원이 많았는데도 제법 거뜬하게 산을 타는 모습을 보신 단장님께서는 향후 이로재 등반모임을 더욱 활성화시키자며 강한 포부를 밝히셨습니다. 등반에서는 비봉에 있는 모사품이지만 우리나라 국보 제3호인 진흥왕순수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피부로 느껴보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단장님께서 새벽에 직접 만들어오셨다고 내내 주장하시던 김밥, 정보영 소장님의 전 박정희대통령께서 마시려다 서거하셨다는 막걸리, 그리고 강혜미 대리님의 손맛과 정성이 듬뿍 담긴 약밥까지 더해져, 봄기운과 함께 몸도 마음도 한껏 따뜻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두들 등반의 매력에 푹 빠져 북한산 전 봉우리를 밟아볼 기세인데요, 다음에는 더 많은 인원이 참석하여 사람과 자연이 함께 하는 즐거움을 누리며, 일상의 피곤함을 잊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VENTS

생일을 축하합니다.

지난 24일 금요일에 4월의 생일파티가 있었습니다. 24일 생일을 맞이한 이혜원씨와, 26일 생일을 맞이하시는 또 한명의 주인공 윤종태실장님이였습니다. 이로재의 역사의 중심에서 많은 본보기가 되어주며 다른 수식어가 필요없는 윤종태 실장님과, 이제 갓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푸릇한 싱그러움으로 늘 기분좋은 웃음과 성실한 자세로 이로재의 신입사원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는 혜원씨의 생일을 모두 모여 축하해 주었습니다. 심술맞은 봄날씨지만 2010년의 생일이 기억에 남길바라며 이로재 대표 뼈다귀 몸매, 두분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EVENTS

디자인 풀

직원들의 높은 참여율과 호응속에 자리매김한 매주 금요일의 디자인풀이 4월에도 어김없이 진행되어 타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었습니다. 4월 9일에는 한창 공사중인 대구 Tea House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이동희씨가 Steel Curtain wall 시공도 검토의 진행상황과 회벽마감에 따른 시공방법 및 세부 마감상세에 관한 설명과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4월 16일에는 윤종태 실장님께서 파주 운정지구의 용역의 특성 및 업무 진행과정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4월 23일에는 바쁘게 진행중인 강남주거단지 디자인 명품주택 현상설계에 대하여 이혜원씨의 설계지침 및 지형에 관한 설명에 이어 향후 설계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ARTICLE

[태초에 혼돈(카오스)에서 ‘가이아’라고 불리는 대지가 생겨났고 가이아는 자신의 아들이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교접해서 거신(巨神) 크로노스(사투르누스)를 낳았다. 그러나 우라노스의 폭압에 분개한 가이아가 크로노스를 사주했고 크로노스는 낫으로 우라노스를 죽여 버리고는 신들 위에 군림했다. 하지만 크로노스는 아버지 우라노스가 마지막 순간에 남긴 “너도 네 자식의 손에 죽을 것이다.”라는 말을 두려워하여 그 예언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누이동생이자 아내였던 레아가 아이를 낳을 때마다 집어삼켜 버렸다.] 마드리드를 목적 없이 걷고 있었다. 여행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해야 할 일 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배회하다 도착한 곳이 프라도 미술관 이였다. 유명한 그림들도 있고, 게다가 공짜이기도 하니 잠깐 눈도장이나 찍고 갈까 하고 들어섰으나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1636)앞에서 나는 몇 시간동안 떠나지를 못했다. 마치 고야가 사투르누스가 되어 나를 쥐고 있는 것처럼. 처음 이 그림은 그가 은둔생활을 했던 전원주택의 벽화였으나 나중에 벽에서 뜯어 캔버스로 옮긴 후 현재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다. 폭력성, 세대차이, 모든 것을 삼키는 사투르누스의 상징 등 회화가 가진 주제는 다양하다. 광기를 뿜는 눈과 숨이 끊어진 아들을 끝까지 움켜진 손, 그리고 권력과 힘을 잃을 것이 두려워 자신의 아들까지 잡아먹는 비정함을 극적인 명암대비로 강렬하게 표현했다.부정(父情)도 이겨버린 인간의 욕심. 적당한 욕심은 삶의 자극이 되지만 필요이상의 욕심은 스스로를 잡아먹는 어리석은 짓이 되어 버린다. 상대가 나의 상황이나 기분을 모두 이해해 줄 것 이라는 기대심, 남이 가진 건 나도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소유욕, 사람들 꼭대기에 올라서겠다는 명예욕,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승부욕.... 간혹 아차 싶을 정도의 욕심을 부릴 때마다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앞에 서있었던 내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욕심에 눈 먼 사투르누스의 결말. 그는 결국 여섯 번째 아이인 제우스(유피테르)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글 / 김인한